창립선언문

  반독재 민주화의 열기로 뜨거웠던 12년 전 6월 아무런 사심없이 역사의 격류에 몸을 맡겼던 민주화 대열의 포효가 다시 살아니는 이 초여름에 부천시민연합 회원들은 새시대의 희망의 깃발을 세우고자 한다.
철벽과도 같았던 군사독재가 사라진 후 이제 민주주의의 전진은 시대가 대세가 되었다. 그리하여 민중의 권리의식과 민주적 자각은 날로 높아져 권위주의는 우리 사회에 설자리를 읽어가고 있다.  나아가 개인과 집단의 자기 존엄을 지키려는 사회적 노력 또한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우리는 역사와 시대의 진보를 낙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역사적 전진에도 불구하고 오늘의 이 시대는 깊은 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소위 신자유주의로 대표되는 무한 경쟁과 사적 이익의 무제한적 추구는 사람과 사회에 참다운 연대를 부정하고 있으며 시장의 논리가 제기하는 정글의 법칙을 인간사회의 대세 인냥 몰아가고 있다.  이런 역사의 진행은 사회와 인간을 파괴시키고 결국에는 인류의 자기 생존조차 부정해 나갈 것이다.  참으로 인간의 참된 행복과 평화를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시대는 지혜로운 성찰과 응전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사회진보를 향한 낙관과 비관이 교차하는 현실에서 부천시민연합은 그 동안의 역사적 성과를 계승하면서 동시에 스스로의 혁신을 통한 살림의 운동과 대안의 운동을 전개해 나가고자 한다.

부천시민연합은 나라사랑의 기개 하나로 지난 8,90년대 역사의 능선을 포복해왔던 부천사회문화센터(한길노동연구소, 한누리노동청년회), 부천사랑청년회, 한백누리청년회등 노동, 청년, 사회단체들과 지역시민운동의 근간을 이루었던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결합하여 거듭나 새로운 시민운동단체로 역사적인 그 첫걸음을 내딛고자 한다.

우리 시민연합의 지향은 경쟁과 분열의 사회 체제가 아닌 사랑과 믿음이 사회적 원리로 되는 공동체 사회이다.  우리는 우공이산(愚公移山)의 믿음으로 공동체 사회를 향한 대장정을 시작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부천시민연합은 인간혁명을 내면화하는 참다운 사람들의 연합이다.

부천시민연합은 우리 내부에 경쟁과 죽임의 사회적 관계를 넘어서 새로운 사랑과 살림의 새로운 공동체의 모태를 구현하는 자기정화로부터 출발할 것이다.

또한 부천시민연합은 동서고금을 꿰뚫는 인본주의 및 상생의 이념과 인간존중, 생명중시, 나눔과 살림의 원리에 입각하여 사람의 변화를 우선으로 제도의 변화를 결합시켜 나가고자 한다.   즉, 사람의 변화의 점진성을 인정하고 더불어 함께 사는 공동체적 질서와 가치를 자각하고 실천하며 모범을 창출하는 것, 이를 통한 민의 민주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야말로 사회진보의 핵심적 요체라고 확신한다.

동시에 인간과 사회의 공동체적 변화와 사회운영능력의 배양을 자기자신의 내부와 소단위로부터 실현시켜 나가는 것을 기본으로 이에 반하는 질서와 힘에 대해서는 창조적이고 대중적인 방식으로 대응하고 극복해 나갈 것이다.

그리고 우리 부천시민연합은 공허한 공리공담이 아닌 우리사회의 현실에 밀착하여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즉 우리 부천시민연합은 완전한 민주주의의 실질화와 올바른 민족통일의 역사적 과업에 주저함이 없이 나설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시대정신을 올곧게 세우고 스스로를 청사에 비추며 기존의 잘못된 질서와 힘에 순응하지 않고 명백히 자주적이고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하는 시민사회운동의 창조적인 사회세력화를 추구해나갈 것이다.  그리하여 누에가 넉잠을 자고 투명한 머리를 저으며 비단실을 토하듯 생활과 생명의 연대로 ‘비판적 참여와 살림의 운동, 대안의 운동’을 전개하는 21세기형의 진보적 시민단체를 건설해 나갈 것이다.

 1998년 6월 12일
부천시민연합 회원 일동